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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시

대보름

대보름


박경리


보름 전야

불 끄고 잠자리에 들다가

환한 창문

보름달을 느꼇다


대보름 아침

연탄을 갈면서

닭 모이를 주면서

손주네 집에서는 오곡밥을 먹었을까

자맥질하듯

시시로 떠오르는 생각


차 타면 몇십 분에 가는 곳

멀고도 멀어라

글을 쓰다가

말라빠진 날고구마 깨물며

슬프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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