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s/인문

<채근담> 홍자성

8

해와 달은 밤낮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나 그 밝은 빛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한가할 때 마음의 긴장을 놓아햐 하고 분주할 때 여유 있는 정취를 지녀야 한다.

 

23

다른 사람의 잘못을 비판할 때는 지나치게 엄격하게 하지 말고, 그가 그 책망을 감수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선행을 가르칠 때는 너무 어려운 것을 기대하지 말고 그가 따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54

마음이 맑고 깨끗해야 비로소 글을 읽어 옛 성현의 훌륭한 언행을 배울 수 있다. 마음이 깨끗하지 않으면 훌륭한 행동을 보아도 훔쳐다가 자신의 사욕을 채울 줄만 알고, 좋은 말씀을 들어도 그것을 빌어다가 자신의 결점을 감싸는 데 쓸 줄만 아니, 이는 또한 침략자에게 무기를 빌려주고 도둑에게 양식을 갖다 주는 일이 아니겠는가!

 

59

부귀와 명예가 도덕으로부터 온 것은, 숲속의 꽃과 같아서 자연스레 무성히 커 나아가지만, 공적으로부터 온 것은 화분 속의 꽃과 같아서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고, 권력으로부터 온 것은 꽃병 속의 꽃과 같아 뿌리내리지 못하여 금세 시들어 버린다.

 

63

기울어진 그릇은 가득 차면 엎질러지고 저금통은 비어 있어야 온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차라리 빈 상태에 있을지언정 욕망이 가득찬 세계에 몸을 두지 않으며, 차라리 부족할지언정 완전무결함을 구하지 않는다.

 

67

나쁜 일을 하고서 남이 알까 두려워하면, 악함 가운데에도 오히려 선을 향한 길이 있는 것이요, 착한 일을 하고서 남이 알아주기를 급급해하면 그 선행 속에 이미 악의 뿌리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