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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귐의 기도> 김영봉, 2002

 

<글로 드리는 기도 -  "생각은 글로 통해 정디뢰고 깊어진다.">

믿음은 있으나, 느낌이 없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심을 믿고 기도하는데 역사하신다는 느낌은 없다. 믿고 행하면 역사하심을 믿는데,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느낌이 아니라 믿음이다. 그렇다. 내 느낌이 역사하는 것이 아니다. 믿고 행할 때, 하나님꼐서 역사하신다. 그러므로 내 느낌이 어떠냐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믿을 뿐 아니라 느끼고도 싶다. 그러지 않으면 위선자가 되거나 매너리즘에 빠져버릴 것이다. 그래서 이 무감각의 껍질을 깨뜨리고 나가고 싶다. 아, 주님, 저를 도우소서.

 

2. 기도는 만사를 변화시키는가?

우리는 우리가 언제나 말하는 편이고 하나님은 언제나 듣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과의 대화에서 우리느 ㄴ일방통행을 하는 것 같다. 목이 쉬도록 열심히 기도하면서도 별로 변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각해 보라. 당신이 프란체스코 같은 영적 거목과 마주 앉아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분에게 좋은 것을 대접하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겠는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털어놓겠는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그 앞에 무릎 꿇고 앉아 귀를 기울일 것이다.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귀를 기울였던 것처럼!(눅:10:39) 

하나님 앞에 선 사람은 이와 같아야 한다. 우리의 자아는 병들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삶의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자아를 초월해 참된 '나'를 찾아야 한다. 그럴 때 우리 삶은 참되게 변화할 수 있다. 참된 나를 찾으려면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해야 한다. 나의 말은 대개 거짓자아에서 나오므로 아무리 해 보아아야 소용이 없다. 넋두리가 될 뿐이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먼저 침묵해야 한다. 침묵할 때 나의 자아는 활동을 멈추고 약화된다. p.43

 

하나님을 육안으로 볼 수 없듯이, 그분의 말씀은 육신의 귀로 들을 수 없다.

하나님의 말씀은 영적 깨달음으로 온다. 마음의 청력으로 들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 묵묵히 앉아 우리의 영을 집중시키고 있으면, 영적인 눈이 열려 새로운 꺠달음을 얻고 진리를 발견한다. 그 깨달음이 하나님의 말씀이다. 기도는 이 깨달음을 구하는 과정이다.

나는 기도하는 과정에서 '생각의 간조 현상'을 경험하곤 한다. 하나님 앞에 조용히 머물러 있는 동안, 내 마음을 붙들고 있던 많은 생각과 관심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새로운 생각과 관심들이 밀물처럼 밀려든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의 마음은 깊은 평안에 거하게 되고,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각을 얻는다. 하나님의 시각으로 모든 일을 살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존 매쿼리는 '기도는 생각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p.44

 

지금 당신이 직면한 중요한 문제를 하나만 선택하라. 기도할 때마다 당신이 어떻게 이동하기를 원하시는지 하나님께 묻고 정직하게 대답을 기다려 보라. 당신의 욕심하는 방향으로 이끌리지 말고, 하나님이 어떤 방향을 원하는지 묻고 대답을 기다려라.

 

기도는 우리의 욕망을 하나님의 능력으로 채우는 수단이 아니다. 키르케고르는 "기도는 하나님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다"라고 갈파했다. 기도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우리의 욕망을 다스리려는 노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도에 깊이 들어갈수록 요구 목록은 줄어든다. 모든 것을 하나님의 선의에 맡기게 된다. 나의 이기적 욕심이 점점 작아진다. p.52

 

 

기도하려고 하나님 앞에 머리를 숙였는데 아무런 '기도거리'가 없는 당혹스러움! 기도자는 비로소 침묵하게 된다.  테레사 수녀의 말대로 기도는 침묵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 말을 멈추고 침묵 가운데 하나님이 자신을 둘러싸고 계심을 느껴야 한다. 마음에 확신이 차오를 때까지 침묵해야 한다. 그러한 확신이 마음속에 충만하게 되면 비로소 꺠어나 하나님과 진정한 만남에 들어 갈 수 있다.

여기서 진정한 기도가 시작된다. 침묵 후에 새롭게 시작되는 기도는 성령의 깊은 사귐을 통해 나의 영이 충만하게 되는 과정이며, 하나님 안에서 나의 거짓된 모습을 발견하고 '참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것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끊임없이 기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하나님 안에서 나를 찾고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길을 찾는 것은 평생 기도제목으로 삼아야 할 목표다. p.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