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s

(52)
춤 박경리 화랑처럼 춤을 추고 싶었다처용처럼 춤을 추고 싶었다백결희 누더기 걸치고춤을 추고 싶었다 유리창 산산이 부수고아아 창공을 날고 싶다그러나미치지 않고는자유로울 수 없었다
대보름 대보름 박경리 보름 전야불 끄고 잠자리에 들다가환한 창문보름달을 느꼇다 대보름 아침연탄을 갈면서닭 모이를 주면서손주네 집에서는 오곡밥을 먹었을까자맥질하듯시시로 떠오르는 생각 차 타면 몇십 분에 가는 곳멀고도 멀어라글을 쓰다가말라빠진 날고구마 깨물며슬프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불행 불행 박경리 사람들이 가고 나면언제나 신열이 난다도끼로 장작 패듯머리통은 빠갲고 갈라진다 사무치게사람이 그리운데순간순간 눈빛에서 배신을 보고순간순간 손끝에서 욕심을 보고순간순간 웃음에서 낯설음을 본다 해벽海壁에 부딧쳐 죽은도요새의 넋이여 그리움이여나의 불행
여로2 여로2 박경리 산 첩첩밤새 우는 소리도 없고한계령 넘을 적에는눈발이 보이더니 밤도 가고바람 눈 멎은 곳에화평도 아닌 햇빛 들치네 하잘것없는 목숨육십 년 고개를 넘었는데산 첩첩밤새 우는 소리도 없고옷자락 남루한 나를산은 바라만 보고 있네 저승길이 얼마만큼인가돌아보지 말고갔으면 좋으련만사무친 수많은 것어디에 놔두고 가야 할지 산 첩첩밤새 우는 소리도 없네
눈먼 말 눈먼 말 박경리글기둥 하나 잡고내 반평생연자매 돌리는 눈먼 말이었네 아무도 무엇으로도고삐를 풀어주지 않았고풀 수도 없었네 영광이라고도 하고사명이라고도 했지만진정 내겐 그런 것 없었고 스치고 부딧치고아프기만 했지그래,글기둥 하나 붙들고여까지 왔네
우리는 가끔 그 섬에 가고 싶다. 김용범 그대 혹시 구름처럼 표표(飄飄)히 떠돌며한 일주일 소요(逍瑤)하고 싶다면우선 핸드폰의 전원을 스스로 깨버리는 것이 옳다 그리하여 그대와 연결된모든 사람들의 관계에서 벗어났을 때비로소 제주로 떠나야 할 것이다. (그대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그물망처럼 얽혀있는사람과 사람들의 관계에서 고립되는 것이므로단절된다는 두려움에 쩔쩔 맬 이유가 없다. 제주는 섬이므로) 그대 혹시 바람처럼 거침없이자유롭게 한 일주일 살기를 원한다면우선 충전기의 코드를 꺼내 버리고배낭을 꾸리는 것이 옳다.그리하여 그대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를 벗어나홀가분한 무애(無碍)그때 비로소 제주행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 (그대가 두려워하는 것은그대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가 아니라그 장애를 만든 것이 자기 자신의 나약함이므로불안해 할 이유가..
바다를 등지고 앉아 김용범 바다를 등지고 앉아 눈을 감으니 그제야 파도소리가 들린다 바다는 그제야 비로소 내마음으로 들어왔다.
때론 어두워야 더 잘보이는 것들이 있다 김수 때론 어두워야 더 잘보이는 것들이 있다 내 희망의 꼭대기까지 이르는 길이 선명했다 하늘이 흘리는 눈물을 바다가 다 받아주고 있었다 밤 새 잠이 오지 않았다